::: 동문건설 :::

Home : 고객센터 > Webzine


	다양한 분양정보와 생활. 문화 관련 정보. 동문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등 을 다채롭게 구성하여 분기별로 webzine 을 발송해 드립니다.

	webzine의 ‘생활 속의 이야기’ 코너는 매달 업데이트되며 바로 이 곳에서 만나실 수있습니다.

webzine을 받고 싶으신 분은 회원가입을 하시거나 이미 회원이신 분들은 회원정보

를 변경해 주세요.

공전의 베스트셀러 소설 ‘아버지(김정현 저)’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 소설이 스크린으로 옮겨져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평단의 호평과 함께 화제의 작품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도 기억하실 것이다. 4월에 개봉하는 우리 영화중에 <엄마>가 있어 생각난 것인데, 세상의 어휘들 중에서는 몰라도 적어도 영화에서는 아버지도 어머니 못지않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이며 소재임이 분명하다.

개봉돼 많은 감동을 선사한 <아버지의 이름으로(1993)> 나 <아빠는 출장중(1985)> 등의 영화도 모두 다 아버지를 이야기 한 작품들이다. 제목에 아버지라는 단어가 포함되진 않았어도 <인생은 아름다워(1997)>나 <자전거 도둑(1948)>과 같은 영화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짓게 만드는 영화다.
물론 어머니를 다룬 영화도 헤아리기 쉽지 않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이번에 나오는 어머니 소재의영화 <엄마>는 이전의 같은 타이틀을 가진 영화들로부터 시간적으로 상당히 간극이 벌어져 있어서 정서적으로나 제작 기법으로나 과거와는 많은 수준차이를 보일 것이므로 자못 기대가 된다. (참고로 우리 영화사에 <어머니>라는 제목으로 만들어 진 작품은 1959년, 1972년, 1977년작이 하나씩 있고, 1994년에 단편영화가 한편 제작된 적이 있다. )

<엄마>는 차만 타면 어지러운 증상이 있어서 28년동안이나 차를 타지 않고 살아오고 있는 한 노인의 이야기다. 마흔살에 그런 증상이 생겼다 하니 68세의 노인이라는 말인데, 이 촌노의 역할을 55세된 중견 연기자 고두심이 열연해 화제다.

우리나라 영화사상 9번째로 관객 500만을 돌파한 <말아톤>은 내용에 있어 궁금증을 자아낼만한 장치 없이, 단지 재미와 감동을 잘 짜여진 시나리오와 잘 찍은 영상에 담아 내는 것만으로 승부를 걸고도 목표한 이상의 성과를 얻어냈다. 좋은 작품은 굳이 “기막힌 반전을 확인하세요” 하는 유혹 문구가 없이도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예를 보여준 것이다. <말아톤>에 비하면 <엄마>는 흥행에 조바심을 내듯 호기심을 건드리는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어쩌면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지 않을 수도 있으니 유의할 것. 감동을 메인으로 하는 메뉴라면 호기심 유발 장치는 디저트 정도가 아닐까?

<엄마>에서 오히려 관심이 가는 것은 숨겨진 비밀 같은 것이 아니라 고두심의 물오른 연기가 어떻게 또 한번 빛을 발하는가 하는 것이다. 지난해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인어공주>는 <엄마>에서 고두심의 연기에 대한 대단한 기대를 갖게 만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인어공주>는 고두심 뿐 아니라 주연으로 나온 전도연과 박해일의 연기 또한 나무랄 데 없고 작품 전반에 걸쳐 상당히 뛰어난 ‘웰 메이드’ 영화인데 국내 개봉당시 흥행 성적은 보잘것 없었다. 비디오나 DVD로 대여해 꼭 보고 넘어갈 만한 영화라고 주저없이 추천한다.

<인어공주>는 우리의 모든 ‘엄마’들이 분명 지나왔을 그녀들의 스무살, 그 시절에 대한 호기심 어린 상상에서 시작한다. 항상 우리 곁에 그저 엄마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사람. 우리들의 어머니, 아니 우리들의 ‘엄마’는 언제나 그지없이 편하고 따뜻한 그런 존재다. 그런데, 스무살 시절의 엄마는 가끔 그녀들이 하는 거짓말(?)처럼 마냥 수줍고 순수한 코스모스 같은 아가씨였을까?

버려진 낡은 재활용 가구들을 끌고 오고, 목욕탕에서 계란 값 하나로 몸싸움을 벌이고 아빠를 거침없이 구박하는, 한마디로 촌스럽고 무식해 보이는 엄마(고두심)를 짜증스럽고 창피하게 여기던 나영(전도연)은 세상의 많은 딸들이 그렇듯 “절대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우연히 만나게 된 너무나 맑고 순수한 스무살 적 엄마를 보고 그녀는 엄마에게 점점 친근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나와 같은 젊은 시절을 살고 있는 그녀를 보며 현실에서의 엄마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짜증과 미움에서 이해와 사랑으로 나영이 엄마에게 느끼는 감정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엄마’라는 존재를 갖고 있는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깊은 감동과 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인어공주>는 시간여행이라는 거창하고 장황한 설명을 달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꿈을 꾼 거라는 둥 유치한 설명을 달지도 않은 채 그냥 무턱대고 젊은 시절의 엄마, 아빠와 동시대에 떨어뜨려진 딸의 상황을 그린다. 중요한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과학적 근거를 따지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똑같은 젊은 시기를 거쳐간 내 앞세대에 대해, 그리고 학력, 귀천 등 모든 외부적 조건을 떠나 그냥 이 세상을 살았고, 살아가고, 살게 될 모든 인생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데 있는 것이다.

<엄마>와 <인어공주>에는 우리의 근현대사 속에서 억세고 모질게 살다가 늙어간 평범한 여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리고, 외견상 투박하고 거칠게 보여지는 그 여인들의 모습은 그녀들을 바라보는 자식들의 시선에 의해 아름답고 따뜻하게 ‘어머니’ 라는 이름으로 ‘공주’라는 이름으로 다시 그려진다. 대한민국의 장한 어머니들이여, 그 거룩함이 영원하길…, 그리고 영화 속에서 우리들의 대표적인 어머니 모습을 2% 부족함도 없이 보여준 고두심씨에게 경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