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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 보신하기 위하여 닭에 인삼을 넣고 푹 고아서 먹는 한국 전통 보양식.
이렇게 말하면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음식의 이름을 알아맞힐 수 있다.
바로 삼계탕이다.
보신탕과 더불어 여름에 먹는 대표적인 보양식인 삼계탕은 맛있게 잘한다는 집도 많고 전통이 수십 년씩 된 집도 많고, 독특한 조리법으로 소문이 난 집도 많다.
7월 16일 초복을 시작으로 삼복더위가 시작되니 바야흐로 삼계탕 집 뚝배기들이 바빠지는 시기다. 더위도 예년보다 일찍 행차를 한다고 하니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응력(應力)을 미리 키워보겠다 싶으면 삼계탕 한 그릇 비워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서울에서 삼계탕을 잘 한다고 알려진 집 몇 군데를 들러보자.

호수삼계탕

‘호수 삼계탕’ 이라고 해서 경치 좋은 호반 또는 강변을 바라보는 운치 있는 곳을 떠 올리면 큰 오산이다.
이 삼계탕 집은 그냥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건물에 주차할 공간도 넓지 않고, 도심도 아닌 그냥 평범한 동네 복판에 있어서 찾아가기도 녹록치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도, 복날 가까이는 한참 전에 서둘지 않으면 예약도 안되고 그냥

찾아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줄을 서있는 모습에 입이 벌어질 것이다.
(지금은 분점이 생겨서 덜하지만 본점밖에 없을 땐 더했다)
이 집 삼계탕 인기의 비밀은 무엇일까?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사는 소설가 하성란씨는 밥 하기 싫은 날 동네 아줌마들과 어울려 일명 '들깨 삼계탕' 집으로도 통하는 이곳을 종종 찾는다고 한다.
신길동 성락교회 맞은 편에 위치한 이 집의 삼계탕은 소설가 표현을 빌자면 '들깨가루 죽에 영계 한 마리를 풍덩 빠뜨린 꼴'. 텁텁하면서도 고소한 들깨 국물을 떠 먹으면서 입에 살살 녹는 닭살을 소금에 찍어먹다보면 허한 몸도 건강해지는 것 같고 밤새며 원고 쓰느라 푸석푸석해진 피부도 매끈매끈해지는 것 같다고 한다.
주인 백남웅씨는 삼계탕의 조리에 있어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지를 묻자 닭 머리와 발을 푹 곤 물에 들깨가루, 찹쌀가루, 땅콩가루, 참깨가루 등을 푼데다 1시간20분간 삶은 2개 월 된 영계 한 마리를 담궈낸다고 밝힌다.
일반 삼계탕 집은 30일된 닭을 잡는데 아무래도 운동량이 많은 60일된 닭이 더 쫄깃쫄깃하고 맛있다고 주방 아줌마가 옆에서 거든다.
고 단백 식품인 닭고기에 몸에 좋은 들깨, 찹쌀, 인삼, 대추 등을 넣어 푹 끊여냈으니 재료의 면면만 봐도 삼계탕의 약리작용은 가위 짐작할 수 있는 일. 식욕이 떨어지거나 기운이 없거나 소화가 잘 안될 때 먹으면 특히 좋다. 서양에서는 손자가 감기 걸렸을 때 할머니가 닭 뼈를 진한 국물로 우려내어 만든 치킨스프를 떠먹인다고 한다.
이 집의　밑반찬은 가짓수만 놓고 본다면 초라한 수준이다. 하지만 맛 하나는 최고다. 오이는 성의 없이 길게 쭉 쭉 찢어놨는데 기막히게 시원하고 고추 또한 접시에 뭉텅 뭉텅 담아내오는데 적당히 매운 게 입이 개운하다. 오이와 고추를 찍어먹는 고추장 맛도 예술. 1년 이상 숙성한 장만 쓴다고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랑이다.
1인분에 8000원짜리 들깨 삼계탕 덕에 집 주인은 부자가 됐다. 14년 전 근처에 작은 원조삼계탕 집(본점)을 차렸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돈을 벌어 지금의 건물(분점)에서도 하게 됐고 조만간 원조삼계탕 집도 확장하게 된다는 것.
다만 장사가 잘되면서 과로에 시달리는 탓인 지 종업원들이 다소 불친절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은 귀담아들을만한 대목이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에서 택시를 타거나 마음먹고 걸어도 괜찮고 대림역에서 16-4번마을버스 타고 성락교회 사거리에서 하차하면 된다.
(02)848-2440(본점), 831-4111(분점)

토속촌 삼계탕

서울 중앙 박물관 옆 효자동 한빛은행 옆에 있는 옻닭집.
옻계탕은 경상도 청송,대구 등지에서 여름철 별미로 즐겨 드는 음식이다.
5백석 규모의 전통 한옥양식의 음식점으로 내국인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까지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삼계탕은 일반 닭이 아닌,와룡이란 닭을 직접 키워서 재료로 사용한다.
와룡닭은 비린내가 없는 게 특징이다.여기에 인삼,찹쌀,대추,검정깨,율무,호도,잣 등 30여 가지 잡곡을 넣어 끓이는 것이 이 곳 삼계탕(1만 원)의 비법이다.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연산의 오골계를 직접 구입하여 사용하는 오골 삼계탕(1만 5천 원)은 한방탕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약재를 많이 넣는다.
또한 옻나무 껍질을 끓여 낸 물에 닭을 삶은 옻계탕(1만 원)은 옛부터 풍을 제거하고 속병을 다스리는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인삼가루 등 각종 양념을 하여 튀긴 양념 통닭(8천원)은 기름기가 적으며 살이 졸깃졸깃하여 건강식으로도 좋다. 주차는 50여대가 무료로 가능하다. (02) 737-7444

고려 삼계탕

서울 중앙일보 건너편의 옛 배재고교 입구에 있는 <고려삼계탕>은 그 방면에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삼계탕 집으로 삼계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가봤을 정도로 알려져 있다.
2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 집은 닭을 3시간 이상 끓여서 만드는데 소금으로 간 해서 먹는 삼계탕(9천원)의 맛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다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인삼을 넉넉히 넣어서 그런지 인삼의 향기가 독특하다.
이 밖에 오골계에 삼을 넣어서 끓이는 삼오골계탕(1만5천 원)이 있는데 보신용으로 그만이다.
전문 관광대형업소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는 이 집은 그러나 주차공간이 없는 것이 흠이다. (02) 752-9376

장안삼계탕

서울 프라자호텔 뒤편 대로변에 있다.
이 집은 30여년의 경력을 갖고 있는 전통 있는 명문 삼계탕(8천원) 전문점이다.
개업 이래 주방의 할머니 두 분이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다.
오골계(1만3천 원), 전복 죽(7천 원)도 내놓고 있다.
탕에 특히 찹쌀을 많이 넣어 국물의 기름을 제거하는 것이 특색이다.
닭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깍두기 맛 또한 각별하다. 일본에 까지 소문이 쫙 퍼져 일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라고도 한다.
전체 3층으로 1,2층은 테이블, 3층은 룸으로 되어 있고 연중무휴다.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내려 7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02) 753-5834

토종삼계탕

교대 전철역에서 법원 후문 건너 편,(구)삼풍백화점으로 향해 가다가 오른 편 첫 번째 골목 안 좌측에 있는 <토종삼계탕>은 이 주변에서 널리 알려진 삼계탕 전문 업소이다.
삼계탕 집이라고 보기엔 다른 곳과 비교해 시설이 매우 좋고 깨끗하고 널찍하다.
이 집에서는 토종 닭만을 엄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안성에 농장을 두어,부화에서 사육까지 직접 하고 있다.
최근 경향 각지에 삼계탕 전문집은 많지만,일반 공급업자가 인삼.대우.찹쌀까지 일률적으로 공급하는 것과는 수급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국물이 진하고 각별한 맛의 삼계탕과 양념 솜씨가 유별나서 색다른 맛을 내주고 있는 내장볶음, 닭전골, 전복죽 등 어느 것이나 유별한 맛에 감탄할 정도이다(9천원).
닭을 고은 육수에 닭고기와 사리를 말아내는 닭 칼국수(5천 원)도 이 집에서 자랑하는 품목 중의 하나이다.　(02) 534-4630